이란의 민족 균열: 정체성, 저항, 그리고 지정학적 취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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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Ethnic Group

흔히 페르시아 민족의 시아파 국가라는 단일한 이미지로 인식되는 이란은 실제로는 다양한 민족, 언어, 종교 집단이 얽혀 있는 복잡한 모자이크 사회이다. 12일간의 이란-이스라엘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협조한 내부 조력자들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이 이란내 내부 조력자들로 인해 초기 이란의 방공망은 무력화 되었고, 많은 군 수내부와 핵과학자들이 사망했을 뿐만 아니라, 이란 내부에서 발사된 드론과 미사일에 의해서 이란의 군수산업시설과 대공 방어시설이 많이 파손되었다. 

이란 정권이 소수 민족을 대상으로 강요해 온 동화 정책, 경제적 소외, 그리고 정치적 억압이 깊고 지속적인 내부 균열을 만들어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균열은 국내 불안을 증폭시키고 국가 안정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외부의 적대 세력에 의해 이용될 수 있으며 실제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중대한 전략적 취약점을 들어 냈다. 

이슬람 공화국의 민족-종교 모자이크

이란의 내부 역학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인구 구성의 복잡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란은 페르시아인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결코 단일 민족 국가가 아니다. 정확한 통계 수치를 확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란 정부는 지난 30년 이상 공식 인구조사에서 민족이나 언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았다. 이는 페르시아 중심의 동질적인 국가 이미지를 대내외에 각인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정책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팩트북, 소수자권리단체(MRG), 알자지라 등 외부 기관이 발표하는 수치는 독립적인 연구와 분석에 기반한 추정치이며, 이란내 종족집단의 구성을 저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종족집단인구비율(CIA)주요지역언어종파
페르시아인61%전국, 특히 중부 및 도시페르시아어 시아파
아제르바이잔인16%북서부아제르바이잔어시아파
쿠르드인10%서부 (코르데스탄주 등)쿠르드어수니파 및 시아파
루르인6%서부 (로레스탄주 등)루르어시아파
아랍인2%남서부 (후제스탄주)아랍어시아파 및 수니파
발루치인2%남동부 (시스탄-발루체스탄주)발루치어수니파
투르크멘인2%북동부 (골레스탄주 등)투르크멘어수니파
기타1%전국다양다양

이란 주요 종족의 프로필

페르시아인-핵심 지배세력

  • 기원과 정체성: 이란고원으로 이주해 온 고대 아리아계 부족의 후예로 , 이란의 국가 정체성을 형성해 온 주축 민족이다. 이들의 언어인 페르시아어(파르시)는 국가의 공용어이자 행정, 문화, 학문의 중심 언어로서 풍부한 문학적 유산을 자랑한다. 페르시아인은 국가의 행정, 문화, 정치의 핵심을 이루는 지배 집단이다.

     
  • 종교: 압도적인 다수가 시아파 무슬림이다.

  • 정권과의 관계: 관계는 복합적이다. 현 정권은 페르시아인 중심이며 페르시아 중심적 국가 정체성을 장려하지만, 그 본질은 민족주의가 아닌 신정(神政) 체제이다. 따라서 많은 페르시아인, 특히 도시의 중산층과 상류층은 세속적인 성향을 보이며, 정치적·사회적 자유와 경제적 실정(失政)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민주화 및 반정부 운동의 선두에 서기도 했다. 2009년의 녹색 운동이나 2022년의 “여성, 삶, 자유” 시위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의 불만은 민족적 차별보다는 정치·사회적 억압과 경제난에 더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아제르바이잔인: 통합된 내부의 이방인

  • 기원과 정체성: 이 지역으로 이주해 온 오구즈 튀르크계 부족이 토착 이란계 주민과 융합하여 형성된 튀르크계 민족이다. 북서부 주들에 집중적으로 거주하며, 이란에서 두 번째로 큰 민족 집단이다. 이들은 아제르바이잔 공화국 및 튀르키예 국민과 강한 언어적, 문화적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

    종교: 대다수가 시아파 무슬림으로, 페르시아인 다수와 같은 종교를 공유한다. 이 종교적 공통점은 이들이 이란 사회에 통합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 정권과의 관계: 모든 소수 민족 중 가장 미묘하고 복합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 통합: 아제르바이잔인은 국가 권력 구조에 깊숙이 통합되어 있다. 시장 상인 계층, 군부, 성직자 계층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자신이 아제르바이잔계 혈통이라는 점은 이들의 통합 수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통합은 광범위한 분리주의 정서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왔다.

    • 불만과 저항: 높은 통합 수준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심각한 문화적, 언어적 차별에 직면해 있다. 국가는 교육과 공공 영역에서 아제르바이잔어 사용을 억제하며, 이를 “범튀르크주의”의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는 언어권과 문화적 정체성 인정을 요구하는 시위로 이어졌으며, 정권은 이를 외부 세력이 조종하는 분리주의 운동으로 규정하곤 했다. 이들 지역에 위치한 우르미아 호수의 심각한 환경 파괴 문제 역시 주요한 불만 요인이자 시위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 지정학적 차원: 국경 너머에 강력하고 친서방적인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이 존재하며, 이 국가가 이란의 숙적인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긴장을 유발한다. 테헤란은 바쿠가 자국 내 아제르바이잔인의 분리주의 감정을 부추길 것을 우려하고, 바쿠는 테헤란이 시아파 이념을 수출하려는 시도를 경계한다

발루치인: 동부 전선의 수니파 저항 세력

  • 기원과 정체성: 이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 걸쳐 있는 광활하고 건조한 ‘발루치스탄’ 지역에 거주하는 이란계 민족이다.  

    종교: 대다수가 수니파 무슬림으로, 시아파 국가 체제와 직접적인 종교적 대척점에 서 있다.

  • 정권과의 관계: 극심한 소외와 폭력적인 저항으로 규정된다.

    • 경제적 방치: 시스탄-발루체스탄주는 이란에서 가장 가난하고 낙후된 지역이다. 발루치족은 극심한 빈곤, 높은 실업률, 기초 서비스 부족에 시달리며, 이는 정권에 대한 깊은 분노를 키우고 있다.  

    • 종교적 박해: 수니파로서 시아파 신정 체제로부터 극심한 종교적 차별을 받는다.  

    • 무장 분리주의: 이러한 복합적인 불만은 여러 수니파-발루치 분리주의 무장 단체의 등장을 낳았다. 가장 대표적인 조직인 ‘자이시 알아들'(정의의 군대)은 이란 보안군과 정부 시설에 대한 치명적인 공격을 주기적으로 감행하고 있다.  

    • 잔혹한 국가 대응: 정권은 대규모 체포와 불균형적으로 높은 사형 집행 등 극단적인 폭력으로 대응한다. 발루치인들은 종종 ‘신에 대한 적대’와 같은 모호한 혐의로 처형된다.

후제스탄의 아랍인: 검은 황금을 둘러싼 투쟁

  • 기원과 정체성: 남서부 후제스탄주에 집중적으로 거주하며, 스스로는 이 지역을 ‘아흐와즈’라 칭한다. 이들은 광범위한 아랍 세계의 일부이며, 7세기 이슬람 정복 이후 이 지역에 정착했다.  

  • 종교: 시아파와 수니파 공동체가 공존한다.

  • 정권과의 관계: 자원과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이 두드러진다.

    • 경제적 불만: 후제스탄은 이란 석유 및 가스 매장량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아랍 주민들은 이 막대한 부로부터 거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빈곤, 실업, 환경 파괴에 시달린다. 이들은 에너지 산업의 의사결정 과정과 수익 분배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고 느낀다.  

    • 분리주의 운동: 이는 ‘아흐와즈’ 독립 국가 수립 또는 최소한 석유 수입의 공정한 분배를 요구하는 분리주의 운동을 촉발시켰다. ‘아흐와즈 해방을 위한 아랍 투쟁 운동’과 같은 무장 단체들은 송유관 및 정부 시설 공격의 배후를 자처해왔다.  

    • 국가 탄압: 정권은 내부 불만의 존재를 부인하며 모든 소요를 “외부의 적” 탓으로 돌리고, 강력한 탄압과 체포로 대응한다.

소수 민족의 저항은 단일한 형태가 아닌 스펙트럼으로 존재한다. 한쪽 끝에는 아제르바이잔인이 있다. 이들은 주로 문화적, 언어적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높은 사회 통합도로 인해 저항은 대체로 비폭력적이다. 다른 쪽 끝에는 발루치인과 쿠르드인이 있다. 이들은 민족적, 종교적(수니파), 경제적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초국가적 정체성과 무장 투쟁의 역사가 더해져 지속적이고 폭력적인 저항을 전개한다. 정권의 대응 역시 이 스펙트럼에 따라 조정된다. 아제르바이잔인에게는 문화적 억압을, 쿠르드인과 발루치인에게는 전면적인 군사·경찰력을 동원하는 식이다.

'그림자 전쟁': 이란 내 이스라엘 비밀 작전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이란 내부에서 장기간 ‘그림자 전쟁’을 수행해왔다. 여기에는 정교한 사이버 공격(스턱스넷 등), 핵 및 군사 시설에 대한 사보타주, 그리고 이란 핵 과학자 및 고위 군 지휘관에 대한 표적 암살 작전이 포함된다.

이러한 작전은 종종 깊숙한 정보 침투와 이란 영토 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능력에 의존하며, 때로는 이란 내부에서 포섭된 자산을 활용한다. 최근 이스라엘-이란 전쟁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일부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란 내부에서 시작되었으며, 이는 이란 내에 작전 인프라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모사드와 소수 민족의 협력 의혹

소수민족은 이란 국가를 교란시키려는 외부 정보기관에게, 전략적 국경 지대에 위치한 불만 많고 소외된 소수 민족은 정보 수집, 사보타주, 비밀 공작을 위한 매우 가치 있고 논리적인 잠재적 협력자 풀을 제공한다.

쿠르드족 연계설

  • 직접적 의혹: 다수의 보고서는 모사드가 시아파 다수 국가로부터 역사적으로 차별받아 온 이란의 쿠르드족을 적극적으로 포섭해왔다고 명시하고 있다.

  • 정권의 대응이 증거: 최근 이스라엘-이란 분쟁 이후, 이란 정권은 쿠르드 지역을 특정하여 대대적인 안보 단속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대규모 체포(700명 이상, 다수 쿠르드인)와 모사드 스파이 혐의로 기소된 최소 3명의 쿠르드인 처형이 포함되었다. 분쟁 이후 정권이 쿠르드족에 불균형적으로 집중하는 것은, 쿠르드 세력과 이스라엘 정보기관 간의 실질적인 협력 위협을 인지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 선전과 현실: 이란 정권은 모든 쿠르드 저항을 이스라엘이나 미국과 같은 외부의 적과 연계된 분리주의 음모로 규정하여, 토착적인 권리 운동으로서의 정당성을 훼손하려 한다. 이는 정권의 상투적인 선전술이지만, 최근 단속의 엄청난 규모는 이것이 단순한 선전을 넘어 실제 방첩 우려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발루치족 연계설

  • 역사적 주장: 10여 년 전부터 수니파 발루치 무장 단체인 ‘준달라’에 대한 모사드의 지원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이 지원은 공격 및 암살을 수행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 지정학적 이해관계: 준달라의 후신인 ‘자이시 알아들’은 시아파 정권에 반대하는 수니파 단체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테헤란의 시각에서는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미국과 같은 역내외 경쟁 세력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인식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이란의 공격적인 대응을 추동한다.

이슬람 공화국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첫째, 중앙집권적 페르시아-시아파 정체성과 영토 보전을 훼손하지 않고서는 소수 민족에게 진정한 자치권을 부여할 수 없다.

둘째, 두려워하는 바로 그 집단들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고서는 주변부 지역을 경제적으로 발전시킬 수 없다.

셋째, 소수 민족의 저항을 부추기고 외부의 적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서는 현재의 억압 정책을 계속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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