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게주르 회랑과 워싱턴 협정, 그리고 코카서스 지정학 재편

아르메니아의 ‘프럼프 로드’가져올 코카서스 지역의 지정학적 지도 변화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좌),  니콜 피시냔 아르메니아 총리(우)

Table of Contents

워싱턴협정-트럼프 로드

지난 8월 9일 워싱턴에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일함 알리예프, 그리고 아르메니아의 수상 니콜 파시냔이 한자리에서 모여 “우싱턴 협정”에 서명하였다.  이 협정은 단순한 분쟁 종식을 넘어, 남코카서스 지역에서 미국의 전략적 재관여를 위한 핵심 수단이다.이  협정의 핵심은 ‘잔게주르 회랑(Zangezur Corridor)’에 대한 99년간의 미국 개발권을 확보하는 것으로, 이는 이 지역의 지정학적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잠재력을 지닌다.

기회와 갈등의 통로 잔게주르 회랑(Zangezur Corridor)

잔게주르 회랑은 코카서스에서 지정학적 격랑 속 부상하는 새로운 동서 교통로를 말한다.  아제르바이잔의 영토는 아르메니아 슈니크주를 사이에 두고 영토가 분할되어 있는데,  잔게주르 회랑(Zangezur Corridor)이란 아제르바이잔 본토에서 아르메니아 남부의 슈니크(Syunik) 주를 통과하여 아제르바이잔의 월경지인 나흐츠반(Nakhchivan) 자치공화국을 연결하는 약 43km의 육상 교통로를 말한다. 

아제르바이잔 본토와 월경지 나흐츠반 사이의 아르메니아 잔게주르 

잔게주르 회랑에 대한 이해관계국의 입장

회랑은 단순한 인프라가 아니라 새로운 지역 질서의 물리적 구현체이다. 그 성공적인 이행은 러시아-이란 영향력의 쇠퇴와 미국-터키-아제르바이잔 축의 부상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 반대로, 프로젝트의 실패나 지연은 러시아와 이란이 여전히 강력한 ‘스포일러(spoiler)’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주도의 질서가 취약하다는 신호가 될 것이다. 아르메니아에게 이 회랑에 대한 합의는 서방으로의 전환을 결정짓는 최종 시험대와 같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역사적 안보 의존과, 터키 및 아제르바이잔을 통한 서방과의 미래 통합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한다. 따라서 향후 10년간 이 회랑의 건설 진행 상황, 자금 조달, 안보 상태를 관찰하는 것은 남코카서스의 진정한 힘의 균형을 측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이 회랑을 둘러싼 복잡하고 상충되는 7개국의 이해관계는 다음 표와 같다. 

민족갈등이 빚은 비극

1990년 소련 붕괴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소련의 공화국이었다. 소련시절에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와 나흐츠반은 아르메니아 영토를 직접 통과하는 철도와 도로로 연결되어 있었다. 바쿠에서 출발한 열차는 아제르바이잔 남부를 지나 아르메니아 남부 메그리(Meghri) 지역 을 관통하여 나흐츠반의 줄파(Julfa)를 거쳐 수도인 나흐츠반 시까지 이어져 있었다. 이 노선이 바쿠와 나흐츠반은 연결하는 가장 짧고 경제적인 핵심 교통 동맥으로, 사람과 물자의 이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왔지만, 독립 후 두번의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으로 인해 이 노선은 현재 완전히 끊긴상태이다. 

코카서스의 고립된 섬 나흐츠반(Nakhchivan)

잔게주르가 봉쇄되면서 나흐츠반은 아제르바이잔의 다른 지역과 육로로 연결되지 않은 ‘고립된 섬’이 되된다. 나흐츠반은 에너지와, 전기 그리고 생필품의 공급이 모두 막히면서 심각한 경제적,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었다. 

잔게주르 우회로와 아라스 회랑

봉쇄 이후, 나흐츠반과 바쿠를 오가는 물류이동은 오직 이란을 통한 우회로에 의존하게  된다. 철로는 끊겼고 바쿠에서 출발한 차량이나 화물은 빌라수바르에서 국경을 통과해 국경과 나란히 흐르는 아라스 강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다가, 호다아파린을 지나 이란 서북부의 거점도시인 타브리즈를 경유해 줄파로 들어가야만 했다. 기존에 잔게주르를 경유하는 노선보다 길고 시간이 오래 걸렸으며, 이란에 통과료도 지불해야만 합니다. 이란은 이 긴 우회경로를 단축시키기 위해 아라스 회랑(Aras Corridor)를 제안 해논 상태였다.

잔게주르 우회로와 이란이 제안한 아라스 회랑(Aras corridor)

'희망의 다리' 우무트

이란과 아르메니아를 경유하지 않고 아제르바이잔의 나흐츠반에 육로로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튀르키예의 딜루쿠와 나흐츠반 사이를 흐르는 아라스강을 건너 딜루쿠 국경관문을 통과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이 다리 이름이 우무트 다리인데 1992년 개통되었고 나흐츠반이 아르메니아에 의하여 고립되었을때 유일한 육상 통로이자 생명선 역할을 해왔습. 나흐츠반 주민들은 이 우무트 다리를 ‘희망의 다리’라고 불렀다.

나흐츠반의 튀르키예 연결통로 우무트 다리

불행의 씨앗 나고르노-카라바흐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간의 적대관계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 이 두나라간 100년의 넘는 분쟁의 역사는 영토와 민족 그리고 종교적 갈등의 복합적인 산물이다. 1917년 재정 러시아가 붕괴후 독립한 두나라는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잔겐주르-나흐츠반 지역의 영유권을 두고 치열한 전쟁을 했었다. 현재 아르메니아 슈니크 주가 바로 잔게주르이다. 아제르바이의 나고르토-카라바흐에는 아르메니아인 주민 비유ㄹ이 90%이사ㅇ이다. 

아제르바이잔의 아르메니아인 섬 나고르노-카라바흐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간의 적대관계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두나라간 100년의 넘는 분쟁의 역사는 영토와 민족 그리고 종교적 갈등의 복합적인 산물이다. 1917년 재정 러시아가 붕괴후 독립한 두나라는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잔겐주르-나흐츠반 지역의 영유권을 두고 치열한 전쟁을 했었다. 현재 아르메니아 슈니크 주가 바로 잔게주르이다.

1920년대 초, 두 국가가 소련에 편입되면서 전쟁은 일단 중단되었다. 당시 스탈린이 민족 문제 담당 인민위원으로 있던 시절, 코카서스 지역의 민족 분포를 고려하지 않은 채 행정 경계를 결정한다다. 가장 결정적인 조치는 1923년,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95%를 차지하던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에 귀속시킨 것이다다. 이 결정은 아르메니아인들의 민족적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었고, 훗날 분쟁의 핵심 원인이 된다.

소련 붕괴후 두차례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에서 양측 모두 각각 민족학살을 자행한 비극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국민감정이 아직도 좋지 않다. 2차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에서는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의 드론을 포함한 미사일과 방공시스템등의 지원으로 아제르바이잔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아르메니아는 이전쟁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기대했지만, 지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간 상태다.

워싱턴 협정: 남코카서스의 새로운 지정학적 지도

워싱턴 협정은 국경 획정이나 포로 교환과 같은 전통적인 평화 조약의 범위를 넘어선것이다.

민스크 그룹의 해체

워싱턴 협정은 국경 획정이나 포로 교환과 같은 전통적인 평화 조약의 범위를 넘어선것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조항 중 하나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공동으로 유럽안보협력기구, 즉 OSCE에 ‘민스크 그룹’의 해체를 요청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민스크 그룹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3개국이 공동의장국을 맡아 과거 30 년간 두나라간 분쟁을 중재 했었는데, 이를 해체한다는 것은 이전 외교 시대의 종언을 공식화하고 미국이 단독으로 주도한 상징적 조치입니다. 트럼프 스스로 이를 성사시켰다는 성과를 과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완전한 러시아 배제

이 협정 이면에는 더 큰 지정학적 목표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이 협정이 러시아의 ‘근접 이웃(near abroad)’ 지역에서 러시아의 약화된 영향력을 파고들어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평화 중재를 표방하며, 러시아를 지역 구도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겨 있다.

'부인 가능한 개입(Plausible Deniability)' 전략-군사적 교두보 확보

특히 아제르바이잔에게 있어 이 협정은 중대한 외교적 승리를 의미한다. 미국이 과거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군사 지원을 제한했던 ‘자유지원법 907조’의 적용을 해제하고 국방 협력 제한을 철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군사지원의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워싱턴 협정은 미국이 잔게주르 회랑에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 육군(US Army) 정규 부대를 직접 파견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PMC라고 하는 민간군사기업을 통한 대리개입과 기술적 통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워싱턴 협정의 핵심은 단순한 도로 건설이 아닌,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되는 전략 자산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있습니다. 회랑 통합성 및 안보 보장 조항을 보면 회랑의 개발 및 운영권을 가진 미국 또는 미국이 지정한 대리인에게 회랑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모든 조치’라는 포괄적인 문구는 사실상 PMC와 같은 무장 인력의 배치는 물론, 감시 장비 운영과 같은 준군사적 활동을 위한 법적 근거가 된다.

PMC는 공식적인 ‘미군’이 아니므로, 미국 정부는 직접적인 군사 개입이라는 비판을 피하면서도 회랑에 대한 통제력을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미국의 ‘부인 가능한 개입(Plausible Deniability)’ 전략이다다.

새로운 지정학 지도

워싱턴 협정은 워코카서스에서 약해지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파고드는 미국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협정이 이행되고 성공한다면 코카서스는 물론이고 중앙아시아의 지정학적 지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

러시아 헤게모니의 종식: 패러다임 전환

남코카서스는 역사적으로 러시아 제국의 경쟁 무대였으며, 이후 소련의 통제하에 있었다. 1991년 독립 이후 러시아는 이 지역을 자국의 ‘남부 연성 복부(southern underbelly)’이자 핵심 영향권으로 간주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영향력은 꾸준히 약화되어 왔으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국력을 집중하면서 그 과정이 극적으로 가속화되었다. 모스크바는 2023년 아제르바이잔의 나고르노-카라바흐 공세를 막지 못했고, 러시아 평화유지군은 결국 철수하며 약화된 위상을 드러냈다.

워싱턴 협정은 이러한 쇠퇴를 공식화하는 사건이다. 모스크바를 배제하고, 과거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통제하기로 했던 회랑에 대한 통제권을 미국에 부여함으로써, 이 협정은 러시아를 지역의 핵심 중재자 자리에서 적극적으로 밀어낸다. 이는 단순한 영향력 감소가 아니라, 지난 30년간 유지되어 온 지역 질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워싱턴 협정의 이행은 러시아의 또다른 약한고리를 미국에 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제르바이잔의 부상: 승리의 공고화

2020년 제2차 카라바흐 전쟁은 지역의 힘의 균을  아제르바이잔에 유리한 쪽으로 바꿨. 워싱턴 협정은 이러한 군사적 승리를 외교적, 경제적 이득으로 확고히 굳히는 역할을 한다. 바쿠의 장기 전략은 에너지 자원과 전략적 위치를 활용하여 석유 및 가스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유라시아의 핵심 운송 및 물류 허브로 거듭나는 것이다.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허브

잔게주르 회랑 연결은 이 전략의 정점이다. 이를 통해 아제르바이잔은 터키, 유럽, 중앙아시아와 더욱 깊이 통합되며, 중앙 회랑의 핵심 국가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한다. 더 나아가, 이 협정은 아제르바이잔이 향후 미국 주도의 ‘아브라함 협정’과 같은 더 넓은 전략적 틀에 편입될 수 있는 발판으로 여겨진다.

아르메니아의 전략적 재정렬: 압박 속에서의 선회

러시아와의 동맹 및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 지위에 기반한 아르메니아의 전통적인 안보 구조는 사실상 붕괴됬다. 러시아가 아제르바이잔의 공격으로부터 아르메니아를 보호하지 못하면서 신뢰는 완전히 무너졌다. 이로 인해 예레반은 생존을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으로의 전략적 선회를 강요받고 있으며, 워싱턴 협정은 이러한 변화의 가장 잘 나타낸다. 

그러나 이 선회는 엄청난 위험을 동반한다. 전통적인 보호자인 러시아와 핵심 경제 파트너인 이란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고, 역사적 적대국인 터키와 과거 관여가 일관되지 않았던 미국을 신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극심한 정치적 반발에 직면해 있다. 아르메니아는 생존을 위해 과거의 안보 질서를 포기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베팅하는 고위험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란의 소외: 전략적 포위

이란은 잔게주르 회랑을 심각한 지정학적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 회랑은 이란-아르메니아 국경을 사실상 단절시키는데, 이 국경은 이란이 조지아, 흑해, 러시아로 나아가는 자체적인 남북 교통 회랑의 핵심 연결로이다. 테헤란은 이 회랑이 북부 국경을 따라 끊기지 않는 터키 영향력 벨트를 형성하여, 자국 내 다수의 아제리계(튀르크계) 소수민족의 분리주의 정서를 자극할 것을 우려한다.

이란내 알제르계 소수민족 분

더욱이 미국의 개발권이 포함된 이 협정은 이란 국경에 직접적인 미군 주둔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는 아제르바이잔과 이스라엘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할 때, 이란의 전략적 포위감을 극도로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터키의 부상: 전략적 야망의 실현

2020년 전쟁에서 터키의 정치적, 군사적 지원은 아제르바이잔의 승리에 결정적이었으며, 이를 통해 터키는 지역 내에서 러시아의 지배력에 도전하며 위상을 극적으로 높였다. 잔게주르 회랑은 카스피해와 중앙아시아의 튀르크 국가들로 향하는 직접적인 육로를 확보하려는 터키의 100년 된 숙원을 물리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이는 터키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대륙 물류 허브이자 ‘튀르크 국가 기구(Organization of Turkic States)’ 내 리더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중앙 회랑’ 전략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한다.

튀르크 국가 기구(Organization of Turkic States)-키르기스스탄 제외

튀르크 세계의 동서 교통 축
이 회랑이 완성되면 이지역에서 지정학적.경제적 파급효가가 큰 나라는 튀르키예입니다.그래서 예르도안은 러시아의 회랑구측안을 적극 지하였습니다. 예르도안은 이 회랑을 단순히 두 지역을 있는 차원을 넘어, 튀르키예가 아제르바이잔 본토를 거쳐 카스피해와 중앙아시아의 ‘튀르크 세계(Turkic World)’로 이어지는 새로운 동서 교통축를 구축하려는 야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회랑의 연결은 튀르키예에 엄청난 전략적 가치가 있다. 우선 끊김이 없는 튀르크 회랑을 완성할 수 있게된다. 아제르바이잔 본토와 튀르키예가 아르메니아 영토를 거쳐 육상으로 완벽하게 연결됩니다. 이는 ‘한 민족, 두 국가’를 표방하는 양국의 경제적, 정치적 통합을 가속화하고 ‘튀르크 세계’의 결속을 강화할 수있게  된다.
 
두번째로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있는 중앙 회랑(Middle Corridor)’의 남부 루트 완성할 수 있다. 러시아와 이란을 우회하여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중앙 회랑’의 핵심적인 남부 노선이 완성되면 튀르키예를 유라시아 물류의 명실상부한 허브로 만들고, 아제르바이잔의 전략적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세번째로 튀르키예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교역 비용과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어 양국 간의 경제 협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다. 또한, 나흐츠반은 고립에서 벗어나 튀르키예와 아제르바이잔 본토를 잇는 물류 기지로 성장할 기회를 얻된다다.

튀르크 세계의 동서 축으로서의 튀르키

코카서스 체스판위의 미-중-러

워싱턴 협정은 미국의 단편적인 지역적 질서의 개입으로 보기보다는 다극화시대에 약화된 미국의 힘을 강화시키기 위한 코사서스 지역에서의 체프 게임으로 인식해야 한다. 

미국: 임시방편적 행위자에서 지역 설계자로

역사적으로 코카서스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에너지 접근, 민주주의 증진, 디아스포라 로비 등 상충하는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임시방편적이고 일관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미국의 이해관계는 중요하지만 ‘사활을 건(vital)’ 수준은 아니었다.  워싱턴 협정은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의 수동적 중재 역할에서 , 가상의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의 능동적이고 단호한 ‘설계자’ 역할로의 결정적인 전환을 시사한다. 미국은 더 이상 단순한 촉진자가 아니라,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이자 보증인으로 나섰다. 미국의 이러한 정책 변화로 얻는 전략적 이득은 다음과 같다.

  • 러시아/이란 견제: 이 협정은 러시아와 이란을 모두 우회하는 미국 통제 하의 동서 회랑을 창설함으로써 양국의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약화시킨다. 

  • 유라시아 물류망 확보: ‘트럼프 루트’에 대한 개발권을 획득함으로써, 미국은 수에즈 운하와 러시아의 북방 회랑에 대한 핵심 대안인 중앙 회랑에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 중앙아시아로의 관문: 이 회랑은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중앙아시아의 막대한 광물 및 에너지 자원에 대한 보다 직접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접근을 제공하여,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러시아: '근접 이웃'에서의 전략적 패배

이 협정은 모스크바에게 다각적인 패배를 의미한다. 이는 2020년 자국이 중재한 정전 협정의 조항(잔게주르 회랑에 대한 러시아 FSB 통제)을 이행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준다. 또한, 안보를 위해 서방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 아르메니아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하고, 성공적으로 파트너십을 다각화한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통제력도 약화시킨다. 

더욱이, 미국이 통제하는 이 회랑은 아제르바이잔과 이란을 경유하는 러시아 자체의 남북 교통 회랑 구상과 직접적으로 경쟁한다. 이는 유라시아 물류의 중심 허브로서의 러시아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경쟁적인 경제 지도를 창출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남북국제운송회

중국: 복잡한 지정경제학적 계산

  • BRI 다각화로서의 중앙 회랑: 중국은 해상 경로(말라카 해협 등 취약점 존재)와 러시아 북방 경로(제재로 인한 정치적 위험)에 대한 대안으로서 중앙 회랑의 성공에 상당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잔게주르 연결은 이 경로를 더욱 실용적으로 만들어주며,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BRI)’ 구상의 목표와도 일치한다.  

  • 미국 통제의 딜레마: 그러나 워싱턴 협정은 중국의 주요 경쟁 상대인 미국이 이 핵심 회랑의 결정적인 구간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자가 된다. 이는 베이징에게 전략적 딜레마를 안겨준다. 즉,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인가, 아니면 자국의 경제 안보에 이로운 경로의 완성을 반대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 네트워크 경쟁: 이 상황은 영토적 블록 경쟁보다는 글로벌 인프라, 디지털, 생산 네트워크의 핵심 노드를 통제하려는 새로운 형태의 미중 경쟁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미국은 중국의 BRI를 차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스스로를 삽입하여 영향력과 정보를 확보하려 한다. 

  • 중앙아시아 경쟁의 장: 이 경쟁은 중국이 BRI 투자를 통해 지배적인 경제 행위자로 부상한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미국은 회랑의 유럽 관문 통제권을 활용하여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완전한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인프라 및 자원 접근에서 직접적으로 경쟁할 것이다

워싱턴 협정 이행의 불확실성

워싱턴 협정이 아무 무리 없이 추진되고 이행된다면 장기적으로 중앙아시아와 중동에서의 힘의 역학관계가 바뀌고 지정학적 지도의 변화를 분명히 초래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장미빛 미래만 있다고 평가하긴 이르다. 

이러한 변화들을 종합해 볼 때, 워싱턴 협정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질서는 안정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취약한(brittle)’ 구조를 가진다. 과거의 지역 질서는 러시아의 헤게모니와 ‘동결된’ 분쟁에 기반했지만, 예측 가능한 ‘안정된 불균형’ 상태였다.

반면, 새로운 질서는 역동적이지만 매우 깨지기 쉬운 기둥들 위에 서 있다. 즉, 아르메니아 한 지도자(파시냔)의 정치적 생존, 역사적으로 변덕스러웠던 미국의 지속적인 관여, 그리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복잡한 인프라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이행이라는 여러 불안정한 요소에 의존한다.

또한, 이 구도는 ‘배제된 자들의 축’—러시아와 이란—을 만들어내며, 이들은 회랑 건설을 방해할 강력한 동기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반대는 수동적이지 않으며, 회랑을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새로운 ‘평화’는 자생적인 균형 상태가 아니라, 동결된 분쟁을 능동적이고 수준 높은 지정학적 경쟁으로 대체하는 고도의 긴장 상태이다. 한 영역에서의 실패(예: 아르메니아 국내 정치, 미국 자금 지원 지연)는 전체 구조의 붕괴로 이어져 이전보다 훨씬 더 불안정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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