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부터 정치까지: 2025년 가을, 우크라이나 전쟁 종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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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동부 전선의 소모전

지도의 붉은 영역은 2025년 2월 26일, 미국 전쟁 연구소(ISW)를 기준으로 러시아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보여준다. 이 지도를 바탕으로 2025년 3월 10일부터 10월 5일까지 러시아군의 주요 진격 상황을 추적했다.

포크로우스크(Pokrovsk)

동부 전선의 핵심 보급 허브이자 방어 거점인 포크로우스크(Pokrovsk)는 현재 러시아군에 의해 마치 호랑이 아가리(虎口)처럼 둘러싸인 형세다. 러시아군은 도시의 약 3분의 1을 점령했으며, 연초부터 이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지만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전한 점령에는 실패했다. 이는 이곳에서의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준다. 비록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러시아군은 조금씩 전선을 파고들고 있어 도시 함락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12월 19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산업 도시 포크롭스크의 전쟁으로 파괴된 거리를 한 남자가 걷고 있다.그의 뒤로는 지난여름 러시아 미사일에 파괴된 드루즈바 호텔이 보인다.

차시우 야르(Chasiv Yar)

바흐무트 서쪽 고지대에 위치한 차시우 야르(Chasiv Yar)는 이미 지난 3월에 함락되었다. 그 후 10월 5일까지 차시우 야르 북쪽으로 약 1.7km에서 4.6km 사이를 추가로 진군한 상태다. 돈바스 중부에서는 2월 대비 7.5km에서 최대 21km를 나아갔고, 중요 철도 교차점이자 보급선 확보에 필수적인 리만까지는 불과 7.8km를 앞두고 있다. 현재 진군 속도를 고려하면 이곳을 점령하는 데 2~3달은 더 걸릴 전망이다.

2025년 7월 31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차시브 야르의 파괴된 건물(사진:러시아 국방부)

격전지 쿠피얀스크: 1년간의 공방과 교착 상태

동부 전선의 다른 축인 쿠피얀스크 방향에서 러시아군은 고전하고 있다. 작년부터 이곳을 공략했지만, 1년 동안 고작 2.9km를 진군하는 데 그쳤다. 쿠피얀스크까지는 아직 6.7km나 남아있어, 1년 넘게 이어진 공세에도 불구하고 탈환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1차 점령시 피난가는 쿠피안스크 주민들

쿠피얀스크 재탈환은 러시아군의 주된 목표 중 하나다. 2022년 우크라이나의 하르키우 대반격으로 상실한 이곳은 철도와 도로가 교차하는 핵심 물류 중심지로, 점령 시 루한스크 주 서부 전선을 안정시키고 우크라이나 동부군 보급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지난 1년간 러시아군은 북쪽의 싱키우카와 남동쪽의 이바니우카를 중심으로 거의 매일 공격을 감행했다. 초기에는 훈련 수준이 낮은 보병을 투입하는 ‘인간 파도’ 전술로 우크라이나의 화력을 소모시킨 뒤, 활공 폭탄(FAB)으로 방어 진지를 무력화하고 기계화 부대로 돌파를 시도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쿠피안스크의 우크라이나 군

하지만 이러한 막대한 공세에도 러시아군의 진격이 더딘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견고한 다층 방어선 때문이다. 2022년 탈환 이후 우크라이나는 수백 km의 참호, 콘크리트 벙커, 광활한 지뢰밭을 구축했다.

또한 정찰 드론과 FPV 자폭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군이 공세를 시작하기도 전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쿠피얀스크 동쪽의 오스킬 강은 자연적인 방어선 역할을 하며, HIMARS 같은 서방의 정밀 무기는 후방 보급로를 차단해 러시아 공세의 지속력을 약화시킨다.

결론적으로 쿠피얀스크 전선은 러시아가 막대한 물량을 쏟아붓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기술과 방어 전략을 결합해 효과적으로 저지하는 현대식 참호전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전역으로 확산되는 공습과 민간인 피해

9월 마지막 주, 러시아군은 지상 공세를 다시 강화해 도네츠크,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자포리자 지역의 교차로 근처에 있는 세 곳의 정착지를 점령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는 최소 46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감행했으며, 주로 수도 키이우 지역에 집중되었지만 중부 지역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45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공습으로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와 자포리자 등지에서도 민간인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 러시아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건물들

우크라이나의 반격: 크림반도를 향한 공세 강화

이러한 러시아의 공세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점령지 크림반도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8월부터 공격 빈도를 높이더니, 최근에는 일주일에 총 13차례의 공습을 감행했다. 9월 21일에는 크림반도 카차 공군 기지를 공격해 러시아 상륙기 2대와 헬리콥터 3대 등을 파괴했다고 보고했다. 2014년 러시아에 점령된 이후 크림반도는 흑해 함대와 공군 기지가 위치한 핵심 군사 거점이 되었기에 우크라이나의 주요 공격 목표가 되고 있다.

림반도에서 러시아 An-26 수송기 2대와 레이더 기지를 파괴

유럽의 대응: '드론 월' 구상과 내부 균열

이처럼 격화되는 군사적 충돌 속에서 유럽 연합은 공동의 지정학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2025년 10월 1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유럽이사회 비공식 정상회의는 이러한 EU의 고민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러시아의 침공 전쟁이 장기화되고 유럽 전역에서 하이브리드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EU 27개국 정상들은 유럽의 공동 방위 강화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논의했다.

드론 발사하는 러시아 병사

회의에서는 러시아 국경을 따라 ‘드론 월(Drone Wall)’을 구축하는 방안,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해 ‘배상 대출(Reparations Loan)’을 제공하는 안,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 변경을 위한 ‘코스타 플랜(Costa Plan)’ 등 야심 찬 제안들이 논의되었지만, 동시에 회원국 간의 극심한 이견을 드러냈다.

유럽정치공동체 정상회의

특히 유럽 안보 강화 방안을 두고 회원국 간의 지정학적 균열이 명확히 나타났다. 즉각적이고 강경한 대응을 촉구하는 동부·북유럽의 ‘최전선 유럽’과, 법적·산업적 신중론을 앞세우는 프랑스·독일 중심의 ‘핵심 유럽’, 그리고 남부의 안보 위협에 대한 관심을 요구하는 ‘남부 유럽’의 입장이 충돌했다. 여기에 헝가리의 지속적인 거부권 행사는 EU의 공동 외교 정책 결정 과정이 가진 구조적 한계를 다시 한번 조명했다.

드론 월(Drone Wall) 구상

결론적으로 코펜하겐 비공식 정상회의는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지만, 이후 열릴 공식 정상회의의 의제를 설정하고 각국의 입장을 확인하는 중요한 준비 단계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번 회의는 EU가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위협만큼이나 내부의 분열이라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었다. 이는 EU가 전통적인 합의 기반의 의사결정 모델과 지정학적 위기 시대가 요구하는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행동 사이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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