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버리는 연습을 하게 해준다

사진은 버리는 연습을 하게 해준다

카메라를 구입한 후, 법정스님이 기거하셨던 길상사에서 사진을 찍는 경우가 있다.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마땅히 무엇을 찍어야 할지 몰라 연습차 다니다 보면, 이것이 인연이 되어 생전 법정스님이 쓰신 책을 읽게 되기도 한다.

법정스님이 쓰신 책 중에 『무소유』가 있다. 요정이었던 ‘대원각’이 ‘길상사’로 바뀌게 된 단초를 제공해준 책이다. 법정스님은 ‘갖지 않는 것이 무소유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이라고 하셨다.

사진은 ‘뺄셈’이라고들 한다. 불필요한 것을 프레임에서 빼는 무소유의 개념이 적용되는 것이다. 일도, 말도, 글도, 관계도, 사진도, 삶도 단순함이 좋다. 단순해졌을 때 보다 명확해지고 감동적이다. 단순함의 방해 요소는 지나친 생각(Over-thinking)이다. 심리학적으로도 단순해질수록 의미가 충만한 방향으로 지각된다고 한다.

단순해지려면 버려야 한다. 프레임을 구성하면서 버려야 하고, 찍어온 사진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버리며, 보정하면서 불필요한 것을 버린다. 끊임없는 버림의 과정 속에서 좋은 사진이 탄생한다.

사진은 ‘비움의 미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비움은 단순함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생각을, 관계를, 꿈을, 궁극적으로는 삶을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비움은 버림에서 시작된다. 사진 활동은 자연스럽게 버리는 훈련을 하게 해 준다. 셔터를 누르는 동안 뜻을 버리고, 생각을 버리고, 마음을 버리고, 기대와 관계마저 버리게 해 준다. 그래서 피사체에만 집중하게 해 준다.

“끊임없는 버림의 과정 속에 좋은 사진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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