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유조선 전쟁’에 유가 2%대 급등… “공급 과잉이 상승 폭 제한”

국제 유가 급등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러시아 유조선을 나포하고 러시아가 이에 대한 보복을 천명하면서, 8일 국제 유가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에너지 수송의 핵심인 해상 항로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의 공포감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WTI·브렌트유 2%대 동반 상승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6% 상승한 배럴당 58.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역시 2.7% 오른 배럴당 62.07달러를 기록하며 60달러 선을 다시 회복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해상 물류 마비 우려’를 꼽았다. 러시아가 북해와 발트해 등 주요 원유 수송로에서 미국 선박을 타깃으로 삼겠다고 위협하면서, 원유 운송 비용(보험료) 급등과 공급 차질에 대한 불안감이 유가에 프리미엄으로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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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과잉 없었다면 100불 갔을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 유가 상승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현재 글로벌 원유 시장이 기록적인 ‘공급 과잉’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6년 원유 시장은 비(非)OPEC 국가들의 생산량 증가로 하루 약 380만 배럴의 초과 공급이 예상된다. 이러한 펀더멘털(기초 체력) 약세가 지정학적 악재로 인한 유가 폭등을 억누르고 있는 형국이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터부시 앤 어소시에이츠(Ritterbusch and Associates)는 “러시아의 위협이 실제 물리적 충돌로 이어져 해상 봉쇄가 현실화되지 않는 한, 풍부한 재고량이 유가의 추가 급등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전망: '말뿐인 위협'인가 '실제 행동'인가

시장의 눈은 이제 러시아의 다음 행보에 쏠려 있다. 단순한 엄포에 그친다면 유가는 다시 50달러대로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실제로 미 국적 유조선에 대한 나포나 공격이 발생할 경우 공급 과잉 이슈를 단숨에 집어삼키며 ‘오일 쇼크’급 폭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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