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요르단 주둔 미군의 F-15 전투기 여러 대와 A-10 공격기가 실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공격에서 더 주목해야 할 대목은 항공기 피해보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소모된 미국의 Patriot 요격미사일이다.
이란과 미국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되는 가운데, 이란이 요르단의 미군 주요 항공기지를 겨냥한 공격에서 실제 미군 항공자산에 피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CBS News의 Jennifer Jacobs 기자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요르단 Muwaffaq Salti Air Base(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에 대한 공격으로 여러 대의 미국 군용기가 손상됐다고 전했다. Reuters도 9월 10일 이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CBS가 전한 피해 규모는 상당히 구체적이다.
A-10 Thunderbolt II 공격기 한 대가 직접 타격을 받아 한쪽 날개가 사라질 정도의 큰 피해를 입었다. ‘Warthog’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A-10은 지상군 근접항공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공격기다.
또한 약 8대의 F-15 전투기가 경미한 피해를 입었지만 이후 다시 작전 가능 상태로 복귀했다고 미군 관계자는 전해졌다.
미군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미국의 이란 유조선 공격에 대한 보복
이번 공격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최근 보복전이 다시 확대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9월 8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것으로 지목한 이란 원유 운반선 5척을 공격해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CENTCOM forces destroyed five Iranian crude oil carriers, Sept. 8, after the 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 (IRGC) targeted a U.S. Navy warship with ballistic missiles twice over the past two days. The U.S. warship successfully evaded the attempted Iranian attacks and… pic.twitter.com/Gi8a2tloN1
— U.S. Central Command (@CENTCOM) September 8, 2026
미 중부사령부는 9월 8일 이란 원유 운반선 5척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CENTCOM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이틀간 미 해군 군함을 두 차례 탄도미사일로 겨냥한 데 대한 보복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 군함은 공격을 피한 뒤 정상적으로 순찰 임무를 계속했으며, 미군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은 이 작전이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틀 동안 두 차례 미국 해군 함정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려 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함정은 두 차례의 공격을 피했으며 미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란은 곧바로 보복에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요르단 알 아즈라크(Azraq) 인근에 위치한 미군 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그 대상이 바로 미군이 주요 거점으로 사용하는 Muwaffaq Salti Air Base였다.
이 기지는 단순한 해외 주둔기지가 아니다.
미국과 요르단은 2021년 방위협력협정을 체결했으며 미군은 요르단 내 12개 군사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Muwaffaq Salti 기지는 이란전 개전 전부터 미군 C-17 수송기와 수십 대의 전투기가 집결한 중동 작전의 핵심 항공·물류 허브로 기능해왔다.
M/T Riesco sinks in the Gulf of Oman, Sept. 8, after being destroyed by CENTCOM forces in response to attempted IRGC attacks on a U.S. Navy warship. pic.twitter.com/EkmG8uyMT9
— U.S. Central Command (@CENTCOM) September 9, 2026
“9월 8일 오만만에서 M/T 리에스코호가 미군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 해군 군함을 공격하려 한 데 대한 보복 조치였다고 밝혔다.”
요르단 “20발 중 18발 요격”
요르단군이 공개한 첫 발표만 보면 방어는 거의 완벽하게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요르단군은 이란에서 20발의 탄도미사일이 날아왔으며 이 가운데 18발을 방공망이 요격했고 나머지 2발은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없었다.
그러나 이후 CBS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미군 항공기 여러 대가 실제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ISW 역시 미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미군 장비에 “minimal”, 즉 제한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ISW는 이란이 이번 공격에서 집속탄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사용했을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탄두가 넓은 지역에 다수의 자탄을 살포하기 때문에 비행장처럼 항공기와 시설이 넓게 분산된 목표를 공격하는 데 적합하다.
따라서 단순히 ‘20발 가운데 18발을 요격했다’는 숫자만으로 공격의 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Iran’s ballistic missile attack on Muwaffaq Salti Air Base in Jordan last night damaged several American aircraft -CBS
— OSINTtechnical (@Osinttechnical) September 10, 2026
Roughly eight F-15s suffered light damage and one A-10 was severely damaged, losing a wing. pic.twitter.com/DQydfG4WYH
“9월 8일 오만만에서 M/T 리에스코호가 미군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 해군 군함을 공격하려 한 데 대한 보복 조치였다고 밝혔다.”
더 중요한 숫자, “Patriot 30발 이상”
이번 공격에서 가장 눈여겨볼 숫자는 따로 있다.
CBS의 Jacobs 기자는 미군이 이란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요르단에서 30발 이상의 Patriot 요격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아직 미 국방부나 CENTCOM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며 CBS가 취재원을 통해 보도한 수치다.
하지만 사실이라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공격자가 발사한 미사일 수보다 방어자가 발사한 요격미사일 수가 많을 수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탄도미사일 하나를 확실하게 제거하기 위해 복수의 요격탄을 발사하는 방식이 사용될 수 있고, 공격 과정에 다른 위협이 섞여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교환비율(exchange ratio)이다.
이란이 상대적으로 많은 탄도미사일을 반복적으로 발사하는 동안 미국이 고가의 Patriot와 THAAD 같은 요격체계를 계속 소모해야 한다면 전쟁은 단순한 ‘요격 성공률’ 경쟁이 아니라 누가 먼저 정밀탄약 재고의 한계에 도달하느냐는 소모전으로 변한다.
이미 드러난 미국의 요격미사일 재고 문제
Patriot 재고 문제는 이번 공격으로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이란전이 장기화되면서 Patriot·THAAD·SM-3·SM-6 등 핵심 방공·미사일방어 탄약의 재고 감소가 중요한 군사적 문제로 제기돼 왔다.
Axios가 인용한 CSIS 추산에 따르면 2026년 7월 27일 기준 미국은 이란전에서 약 1,000~1,400발의 Patriot 계열 요격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당시 남은 수량은 840발 이하로 추정됐다.
CSIS는 생산능력을 감안할 경우 Patriot 재고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시점을 2029년 중반 정도로 전망했다.
Wall Street Journal도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논의할 때 줄어드는 방공 요격탄 재고가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이란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Patriot를 자국군과 중동 주둔군 방어에 사용하면서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동맹국의 방공수요를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 군사전략의 가장 중요한 장기 변수는 중국이다.
중동에서 고성능 미사일방어 탄약을 계속 소비할수록 인도·태평양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미사일전쟁에 대비해 확보해야 할 전략비축량에도 부담이 커진다.
이란의 목표는 ‘한 발을 통과시키는 것’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란이 반드시 미국의 방공망을 완전히 무너뜨릴 필요는 없다.
20발을 발사해 18발이 요격된다 하더라도 미국이 이를 막기 위해 그보다 많은 고가 요격미사일을 사용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면 이란 입장에서는 다른 형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동시에 일부 탄두나 파편이 방공망을 통과해 항공기·레이더·격납고·활주로 같은 고가의 군사자산에 피해를 준다면 공격의 비용효과는 더욱 커진다.
실제로 미국은 이미 지난 7월 Muwaffaq Salti 기지를 겨냥한 이란 공격에서 방공망을 통과한 미사일 한 발 때문에 미군 사망자가 발생한 경험이 있다. 당시 Marco Rubio 미 국무장관은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했지만 “한 발이 방어망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사망자는 없었지만 F-15과 A-10에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
두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같다.
탄도미사일 방어에서 90% 이상의 요격률이 반드시 완벽한 방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 대를 파괴했는가’보다 중요한 전쟁의 계산법
이번 공격에서 약 8대의 F-15이 경미한 손상을 입고 다시 작전에 투입됐다는 점만 보면 미국이 입은 직접적인 군사적 손실은 크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다.
A-10 한 대의 손실 역시 전체 미군 전력에서 보면 제한적이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계산법이 달라진다.
공격자는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반복적으로 투입하고, 방어자는 매번 Patriot와 THAAD 같은 고성능 요격미사일을 소비해야 한다.
그리고 방어자가 보호해야 하는 것은 요르단의 한 기지만이 아니다.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UAE, 사우디아라비아의 군사기지와 항만, 해군 함정, 물류시설과 에너지 인프라까지 방어 범위가 넓어질수록 필요한 요격탄 숫자는 급격하게 증가한다.
따라서 이번 Muwaffaq Salti 공격의 핵심 질문은 “이란이 F-15 몇 대를 손상시켰는가”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미국은 이란이 이런 공격을 앞으로 수십 차례 반복하더라도 같은 수준의 방공망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 질문의 답은 이제 중동전쟁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지원과 인도·태평양에서의 미국 군사전략까지 연결되고 있다.
이번 공격은 항공기 피해 규모보다 미국의 미사일방어 체계를 겨냥한 장기적인 ‘탄약 소모전’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중요한 사건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