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코프 특사-팔레비 황태자 비밀 회동의 지정학적 함의 1953년 쿠데타의 재연인가, 새로운 중동 질서의 서막인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이란 정책이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을 넘어 정권 교체, 이른바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를 겨냥한 비밀 공작 단계로 진입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트럼프의 중동 특사가 1979년 축출된 이란 왕조의 후계자와 비밀리에 회동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70여 년 전 이란의 운명을 바꿨던 ‘아작스 작전(Operation Ajax)’의 악몽이 중동 정세에 다시 드리우고 있다.
'부동산 재벌' 특사와 '망명 황태자'의 만남
일본 주요 언론과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Axios)의 보도를 종합하면, 스티브 위트코프(Steve Witkoff) 미 중동 특사는 최근 레자 팔레비(Reza Pahlavi) 이란 전 황태자와 극비리에 회동했다.
이 만남의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위트코프는 단순한 외교 관료가 아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파트너이자 막후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복심(腹心)이다. 그런 그가 현재 이란 신정 체제(Theocracy) 타도를 외치는 반체제 인사들의 구심점, 팔레비 황태자를 만났다는 것은 미국의 대이란 전략이 협상에서 붕괴로 급선회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시그널이다.
내부 붕괴를 위한 '양동 작전(Pincer Movement)'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동의 핵심 의제는 이란 내부의 반정부 동력 조직화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이란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고령화에 따른 리더십 리스크와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체제 내구성이 현저히 약화된 상태다.
이에 대해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 설계에 깊이 관여했던 마크 듀보위츠(Mark Dubowitz) FDD 최고경영자는 이번 움직임을 필연적인 수순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단순히 원유 수출을 막는 경제적 압박만으로는 정권의 행동 변화를 끌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남은 카드는 하나다. 이란 국민들에게 ‘대안 세력’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정권의 정치적 정통성을 직접 타격하는 것이다.”
즉, 미국은 외부에서 압박하고, 팔레비는 내부에서 봉기를 유도하는 전형적인 하이브리드 전쟁을 가동한 셈이다.
부치치의 경고: "현대판 아작스 작전이 시작됐다"
국제사회, 특히 동유럽의 시각은 더욱 비관적이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두고 1953년의 아작스 작전이 현대판으로 부활했다며 직설적인 경고를 날렸다.
이것은 1953년 모사드와 CIA가 수행했던 작전과 판박이다. 그들은 73년 전 테헤란에서 민족주의자 모사데크 총리를 몰아내고 팔레비 왕조를 세웠던 그 각본을 다시 꺼내 들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아작스 작전(Operation Ajax)은 냉전 시기 CIA와 영국 MI6가 주도하여 이란의 모사데크 정권을 전복시킨 쿠데타다. 당시 서방 정보기관은 갱단을 고용해 폭동을 조장하고 군부를 매수했다. 부치치 대통령의 발언은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모사드)이 단순한 외교적 압박을 넘어, 정보기관을 동원한 공작 정치(Covert Action)를 이미 시작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아작스 작선 설명
향후 전망: '피의 봄'인가, 정권의 생존인가
위트코프와 팔레비의 만남은 2026년 중동 정세가 예측 불가능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임을 예고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부 개입이 가져올 역풍(Blowback)을 우려한다.
이란 내부 역학 관계에 정통한 카림 사자드푸어(Karim Sadjadpour)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작스 작전'의 기억은 이란 정권이 가진 가장 강력한 선전 도구다. 미국이 팔레비 황태자를 공개적으로 지원할수록, 하메네이와 혁명수비대(IRGC)는 시위대를 '외세의 사주를 받은 간첩'으로 몰아붙이며 가혹한 유혈 진압을 정당화할 것이다. 이것은 양날의 검이다."
카림 사자드푸어(Karim Sadjadpour)
결국, 2026년의 중동은 두 가지 시나리오 앞에 서 있다. 첫째, 사자드푸어의 경고대로 테헤란 거리가 피로 물드는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다. 둘째, 트럼프식 힘에 의한 평화가 성공하여 내부 붕괴를 통해 피를 흘리지 않고 정권을 교체하는 경우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1953년의 역사가 반복될지, 아니면 이란 정권이 또 한 번의 생존 본능을 보여줄지 전 세계 지정학 전문가들의 시선이 테헤란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