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누크, 역대 최대 ‘반미 시위’… “우리는 팔리지 않는다”

수도 인구 4분의 1 집결해 미 영사관 행진… “덴마크와 남겠다” 천명 트럼프 “좋은 말로 할 때 넘겨라” 위협에 분노 폭발… 코펜하겐 등 유럽 연대 확산

그린란드 시위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Nuuk)의 얼어붙은 거리에는 영하의 추위와 눈보라속의 시위대

2026년 1월 17일(현지시간),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Nuuk)의 얼어붙은 거리에는 영하의 추위와 눈보라를 뚫고 수천 명의 시민이 쏟아져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좋은 방법(the easy way) 혹은 나쁜 방법(the hard way)”으로 손에 넣겠다고 공언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저항이다.

수도 인구 25%가 참여한 전례 없는 행진

현지 경찰과 당국에 따르면, 이날 누크 시내에서 미 영사관까지 이어진 시위에는 수도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천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는 누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시위로 기록되었다.

시위대는 그린란드 국기를 흔들며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Greenland is not for sale)”, “우리는 미국인이 되길 원치 않는다(We do not want to be Americans)” 등의 슬로건을 외쳤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그린란드의 전통 악기인 ‘담부린(Tambourine)’을 치며 춤을 추는 모습이었다. 이는 갈등을 해결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이 지역의 오랜 전통으로, 평화적이지만 단호한 독립 의지를 상징한다.

트럼프의 ‘나쁜 방법’ 위협과 유럽의 반발

이번 시위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인 언사였다. 그는 국가 안보와 중국·러시아의 북극 진출 저지를 명분으로 “미국은 그린란드를 반드시 확보할 것”이라며 군사적 수단까지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옌스-프레데리크 닐센(Jens-Frederik Nielsen) 그린란드 총리는 직접 시위 대열에 합류해 “그린란드의 운명은 오직 그린란드 주민만이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도 “그린란드에서 손 떼라(Hands off Greenland)”는 구호 아래 수만 명의 연대 시위가 벌어졌으며,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도 트럼프의 행보를 ‘주권 침해’로 규정하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미 의회 대표단, 급파됐으나 ‘온도 차’ 뚜렷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 민주당 소속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을 포함한 11명의 초당적 의회 대표단이 코펜하겐을 방문해 “트럼프의 발언이 미국인 전체의 뜻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소식이 전해진 직후, 그린란드 인수를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대해 10%의 보복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월부터 10% 추가 관세 부과, “매각 합의 안 되면 25%까지 인상” 초강수 유럽 주요국 “동맹 흔드는 위험한 행위” 규정… 강력한 보복 조치 …

현지 시민 마리 페데르센(47)은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리를 친구라고 부르더니 이제는 대놓고 협박하고 있다”며 “아이들에게 우리 나라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고 울분을 토했다.

경영혁신 전문가 & 지정학 전략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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