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남대서양 통제권 미군에 양도: 서반구 요새화의 포석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남대서양 영해의 작전 통제 및 감시 권한을 사실상 미군 남부사령부(U.S. Southern Command)에 전격 양도하는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 자국 영해를 글로벌 공공재(Global Commons)로 규정한 이번 군사 협정을 두고 아르헨티나 야당과 남미 정가에서는 밀레이 대통령이 국가 주권을 훼손하고 군사적 종속을 자초했다는 거센 주권 침해 논란이 들끓고 있다.

글로벌 공공재 보호 프로그램의 명과 암

아르헨티나 해군과 미 남부사령부 산하 제4함대는 남대서양 해역의 합동 감시 및 작전 통제를 골자로 하는 5개년(2026~2030년) 군사 협력 의향서(LOI)를 공식 체결했다. 아르헨티나 해군의 후안 카클로스 로마이 제독과 미 남부사령부의 카를로스 사르디에요 준장이 서명한 이번 협정은 글로벌 공공재 보호 프로그램(Protecting Global Commons Program)이라는 명목하에 추진된다.

문제는 미국 대사관 측이 밝힌 협정의 명칭이다. 아르헨티나 영해를 글로벌 공공재로 명시한 이 조항은 아르헨티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불법 조업 감시 구역, 더 나아가 영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말비나스(포클랜드) 제도 인근 해역까지를 아르헨티나의 고유 주권 영토가 아닌 미·아르헨티나의 공동 통제 및 국제적 관리 구역으로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거센 안보적 파장을 낳고 있다.

협정에 따라 아르헨티나 해군은 미군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군사 자산과 기술을 지원받게 된다.

  • Textron B-360ER 항공기: 정보·감시·정찰(ISR) 임무를 수행하는 고성능 정찰 플랫폼

  • 미 국방부 표준 드론: 미 펜타곤 규격에 맞춰 세팅된 수직이착륙 및 해상 작전용 무인기

  • 시스템 통합 기술: 미 남부사령부의 지휘·통제(C4I) 시스템 및 정보망과 실시간 연동되는 통합 기술

비판론자들은 아르헨티나가 독자적인 주권 행사를 위한 독자 순찰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미 펜타곤의 남대서양 정보 수집 기지이자 군사 하청 기지로 전락하는 조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략적 방향 설정과 정보 통제권은 미국이 쥐고, 아르헨티나는 인력 제공과 실전 위험만을 부담하는 구조라는 비판이다.

미 남부사령부의 서반구 요새화 포석

지정학적 관점에서 이번 협정은 미국이 남미 대륙 전체를 거대한 방어벽으로 묶어 외세의 진입을 차단하려는 서반구 요새화(Fortress of the Western Hemisphere)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서반구 요새화는 미 대륙(남미·북미) 전체를 미국의 배타적 영향력 아래 두고 하나의 거대한 군사적 요새로 구축하겠다는 전통적인 안보 교리이다. 미 남부사령부는 아르헨티나 해군의 감시 자산과 정보망을 펜타곤의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결합(Integration)시킴으로써, 중국의 해양 진출과 러시아의 잠수함 기동, 불법 금융 세력 등 외부 위협이 서반구 방어선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남대서양 초입부터 완벽히 봉쇄하는 전초기지를 확보하게 되었다. 밀레이 정부의 영해권 양도가 미 펜타곤의 대륙 방어 요새를 완성하는 핵심 퍼즐 역할을 한 셈이다

 

자국 군대 고사시키며 미군 의존 모델 심화

이러한 미군의 요새화 전략과 원조 수용 이면에는 밀레이 대통령의 가혹한 국내 군비 감축 정책이 자리 잡고 있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밀레이 정부는 자국 군대를 상대로 무려 460억 달러 규모의 예산 삭감 조치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아르헨티나 전역의 국방 기지들이 전기, 가스, 난방 공급이 끊기고 병사들에게 제공할 식량조차 부족한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야당과 군사 전문가들은 밀레이 대통령이 자국 군대의 자생력을 완전히 고사시켜 무력화한 뒤, 그로 인해 발생한 안보 공백을 미군의 보호 체계와 군사적 후견주의(Tutelage)로 대체하려 한다고 맹비난하고 있다. 자국 군대는 굶주리게 만들면서 미국의 첨단 감시 자산에만 의존하게 만드는 구조적 종속 모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패권주의와 유라시아를 둘러싼 새로운 그레이트 게임을 이해하기 쉽게 풀기 위하여 작성한 로직트리이다. 특히 미국이 에너지 통제와 대리전을 통해 유라시아의 경제적 통합을 방해하고, 우방국들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어 다극화된 세계 질서의 등장을 막으려는 저략을 다루고 있다.

페론주의 야당 주권 매각 비판

아르헨티나 내부의 정치적 역풍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기류이다. 악셀 키실로프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의 측근인 카를로스 비안코 장관을 비롯한 페론주의 야당 인사들과 전직 국방장관들은 일제히 밀레이 정부를 주권 매각 행위로 규정했다.

아구스틴 로시 전 국방장관은 밀레이 외교 정책의 핵심은 미국에 대한 단순한 동맹 정렬이 아니라 완전한 주권 포기와 외교적 굴종 이라며, 국가의 전략적 정보와 남대서양 해양 영토의 매핑 데이터가 미군에 고스란히 넘어갔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빌레르모 카르모나 전 말비나스 비서관 역시 아르헨티나 바다는 글로벌 공공재가 아니며, 외세의 군사적 개입 명분을 열어준 최악의 선례 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전통적인 다극 체제 외교 노선을 폐기하고 미국 행정부와의 무조건적인 군사·지정학적 초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기 함대와의 대규모 합동 해상 훈련에 이어 이번 남대서양 작전권 양도 협정까지 체결됨에 따라, 브라질과 칠레 등 주변 남미 국가들도 남대서양 안보 교리에 대한 심각한 재평가와 군사적 경계 태세 강화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영혁신 전문가 & 지정학 전략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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