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체를 아우르는 ‘성조기 합성 지도’를 올려 파문을 일으킨 지 불과 수 시간 만에, 이번에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중동 및 이슬람권 9개국 정상과 연쇄 다자 통화를 가졌으며 이란과의 ‘평화 양해각서(MOU)’ 타결이 임박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군사적 최후통첩 만료 시한을 앞두고 터져 나온 이 극적인 반전에 대해 서방 언론은 트럼프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이 막판 타결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과, 안보 실패 폭로로 몰린 대통령의 ‘초조함’이 반영된 정치적 과시라는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중동·이슬람 9개국 정상과 연쇄 통화…평화 협정 타결 임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6년 5월 23일 밤(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백악관 오벌오피스(Oval Office)에서 중동 및 아시아 주요국 정상들과 대규모 다자 전화 회담을 가졌으며, 이란과의 평화 협상이 최종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글에서 통화에 참여한 정상들의 실명을 일일이 나열하며 긴박했던 막전막후를 공개했다.
나는 지금 백악관 집무실(Oval Office)에 있다. 우리는 방금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아랍에미리트(UAE)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대통령, 카타르의 타밈 국왕과 모하메드 총리 및 알타와디 장관,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 바레인의 하마드 국왕과 '이슬람공화국 이란' 및 평화에 관한 양해각서(MOU)와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해 매우 훌륭한 통화를 가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합중국과 이란 이슬람공화국, 그리고 나열된 여러 국가 간의 최종 조율만을 남겨둔 채 협상이 대형 틀에서 타결(largely negotiated)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와 별도로 이스라엘의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도 통화를 가졌으며 이 역시 매우 잘 진행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합의의 최종적인 측면과 세부 사항들이 현재 논의되고 있으며 곧 발표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를 통해 핵심 봉쇄 지역이었던 호르무즈 해협이 전격 개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트윗(구글 번역)
벼랑 끝 전술의 승리인가, 초조함의 방증인가
서방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아들의 결혼식까지 취소하며 백악관에 잔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뉴저지 베드민스터 리조트 등에서 머물며 심리적 압박감을 크게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란이 공습을 뚫고 지하 미사일 기지의 90%를 복구했으며 전체 전력의 70%를 온전히 보존하고 있다는 미 정보당국의 기밀 보고서가 NYT를 통해 폭로되자, 자신의 안보적 무능론과 ‘가짜 궤멸론’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형 외교 성과를 서둘러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불과 수 시간 전 이란 영토를 성조기로 도배한 ‘중동합중국’ 지도를 올려 비판을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트윗에서는 ‘이슬람공화국 이란(Islamic Republic of Iran)’이라는 공식 국호를 정중히 사용한 점에 주목했다. 전쟁 불사를 외치던 망상적 전능감 수사에서 벗어나, 자신이 중동의 오랜 대립을 종식시킨 ‘위대한 평화 중재자’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원하는 나르시시즘적 심리가 투영되었다는 평론이다.
파키스탄 중재 가동과 일요일 최종 타결 관측
더 워싱턴 타임스(The Washington Times)와 로이터 통신 등은 실제 백악관 내부 온건파와 파키스탄 군부 등의 막후 중재 노력이 긴박하게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이란 측이 파키스탄 중재자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종전을 골자로 한 수정 제안서를 미국에 전달했으며, 제이디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재러드 쿠슈너 등 트럼프의 핵심 측근 라인이 이 초안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방 언론은 일요일(24일) 오후를 기해 양국이 최종 합의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라는 거대한 당근을 쥐기 위한 트럼프의 막판 세일즈 압박이 정점에 달했다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트윗은 미국의 공습 임박 신호(B-2 스텔스 폭격기 전개 등)와 폭주하는 SNS 행보를 통해 이란과 중동 동맹국들을 강하게 압박해 원하는 양보를 얻어내려는 트럼프식 ‘비즈니스형 외교 벼랑 끝 전술’의 전형적인 결과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