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화면을 누르면 슬라이드 형태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숫자로 추적하는 흑해 군사적 위협과 물류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공격 범위도 전선 …
러시아 남부 물류망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변화의 중심은 흑해가 아니라 카스피해다.
2026년 들어 러시아 카스피해 항만의 물동량 증가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동일한 1~4월 기준 카스피해 Basin의 물동량은 2025년 2.2Mt에서 2026년 3.7Mt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흑해 Basin은 83.3Mt에서 83.1Mt로 사실상 제자리였다.
절대 규모만 놓고 보면 카스피해는 여전히 흑해와 비교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 주목해야 할 것은 규모가 아니라 증가 방향과 속도다.
흑해 물동량이 거의 변하지 않는 동안 카스피해의 물동량은 빠르게 늘었다.
그렇다면 질문은 자연스럽다.
카스피해에서는 지금 무엇이 움직이고 있는가.
러시아의 대이란 실물교역도 급증했다
카스피해 항만 통계만 보면 물동량이 왜 증가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그러나 이란 세관 데이터를 함께 보면 중요한 단서가 나타난다.
Iran FY1404 10개월 누적 기준 이란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화물은 총 267.1만 톤, 금액으로는 13억6,800만 달러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수입 중량은 61% 증가했지만 금액 증가율은 16%였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교역금액보다 중량이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는 것은 양국 교역 확대가 고가 제품 몇 개의 증가라기보다 대량의 실물 화물이 더 많이 움직인 결과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카스피해의 물동량 증가와 러시아의 대이란 실물 수출 증가를 함께 볼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만 두 통계를 직접 합쳐서는 안 된다. 이란 세관 데이터에는 Transport Mode와 Customs Office가 없기 때문에 267.1만 톤 전체가 카스피해를 통과했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카스피 항만 통계와 러시아·이란 교역 통계는 현재로서는 서로 독립된 두 개의 증거다. 하지만 두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가장 많이 움직인 화물은 밀이다
러시아에서 이란으로 이동한 화물의 내용을 보면 카스피 물류 증가의 성격이 더욱 선명해진다.
Iran FY1404 10개월 동안 이란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일반 밀은 151만4,379톤, 금액으로는 5억3,421만 달러였다.
이는 같은 기간 러시아산 전체 수입 중량 267.1만 톤의 약 56.7%에 해당한다. 금액 기준으로도 약 39.1%다.
즉 중량 기준으로 보면 러시아에서 이란으로 이동한 화물의 절반 이상이 밀 하나에서 나왔다.
이 수치는 러시아측 카스피 항만에서 확인되는 화물 구성과도 방향성이 일치한다.
Astrakhan과 Olya를 합친 Port Complex에서 곡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전체 기준 41%, 2026년 1분기 57%, 2026년 상반기 기준 48%였다.
기간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41→57→48을 성장 추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Astrakhan과 Olya — 러시아의 카스피 남향 출구
러시아측 카스피 물류의 핵심 거점은 Astrakhan, Olya, Makhachkala다.
Astrakhan+Olya Port Complex의 2025년 전체 화물처리량은 5.7Mt였다.
2026년 상반기에는 Astrakhan이 3.0Mt, Olya가 0.5Mt를 처리했고, 두 항만을 합친 Port Complex 기준으로는 3.5Mt였다.
2025년 Full Year와 2026년 H1은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성장률을 계산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 항만들이 단순한 지역 항만이 아니라 러시아의 카스피 남향 물류망에서 이란과 연결되는 핵심 출구라는 점이다.
Olya에서는 컨테이너 취급 능력이 확인됐고, Makhachkala에서도 컨테이너 서비스 개시 신호가 나타났다.
아직 개별 카스피 항만의 장기 TEU 시계열은 확보되지 않았다. 따라서 컨테이너 물동량 급증이라고 표현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벌크 중심의 카스피 항만 기능이 컨테이너와 복합물류 쪽으로 확장되는 신호로는 볼 수 있다.
카스피는 단순한 러시아–이란 양자 교역로가 아니다
카스피해의 중요성은 러시아와 이란 두 나라의 교역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축은 더 큰 남북 물류망인 International North–South Transport Corridor(INSTC)와 연결된다.
기본 구조는 러시아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화물이 Astrakhan, Olya, Makhachkala 같은 카스피 항만을 거쳐 이란 북부 항만으로 들어가고, 이란 내부의 철도와 도로망을 통해 남쪽의 Bandar Abbas와 페르시아만 방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렇게 보면 카스피해는 단순히 러시아와 이란 사이의 바다가 아니다.
러시아 입장에서 카스피해는 이란을 통해 페르시아만과 인도양 방향으로 연결되는 남쪽 출구가 된다.
겨울에도 움직이는 카스피 항로
카스피 물류의 또 다른 특징은 겨울철 운항이다.
Astrakhan+Olya Port Complex에서는 2025년 12월 18일부터 2026년 2월 3일까지 총 411회의 선박 운항이 기록됐다.
이 가운데 입항은 215회, 출항은 196회였다.
2월 24일까지 누적 선박 운항은 520회로 증가했고, 쇄빙선 호송 운항도 20회 기록됐다.
이는 화물처리량 자체를 의미하는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카스피 항로를 계절적 보조축이 아니라 겨울에도 유지되는 상시 물류축으로 운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보조 지표다.
그렇다면 흑해는 중요하지 않아지고 있는가
그렇지는 않다.
흑해는 여전히 러시아 남부 물류의 압도적인 주력 축이다.
동일한 Jan–Apr 기준 Black Sea Basin의 물동량은 2025년 83.3Mt에서 2026년 83.1Mt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현재 데이터만 놓고 보면 흑해 물류가 붕괴하거나 카스피해로 대규모 이전됐다고 볼 근거는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카스피가 흑해를 대체하는가가 아니라, 러시아가 기존 흑해 축을 유지한 채 남쪽의 또 다른 축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흑해의 전쟁 리스크는 카스피해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2026년에는 러시아 흑해 주요 항만 주변의 전략 인프라 관련 사건도 증가했다.
동일한 1월 1일~8월 14일 기준으로:
- Novorossiysk: 10건
- Taman: 9건
- Tuapse: 5건
세 항만 주변을 합치면 2024년 8건, 2025년 6건에서 2026년 24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것을 곧바로 우크라이나의 공격 때문에 러시아가 흑해 화물을 카스피로 돌렸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흑해 물동량 자체는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리스크는 현재로서는 카스피 물류 확대의 단일 원인이라기보다, 이미 확대되고 있는 러시아–이란 남북 물류축의 전략적 가치를 더욱 높이는 압력 요인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카스피의 성장은 ‘우회’보다 ‘남북축 강화’
현재까지 확보된 데이터를 종합하면 러시아 남부 물류망의 변화를 단순히 Black Sea → Caspian Shift라고 정의하기는 어렵다.
흑해는 여전히 압도적인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카스피해에서는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같은 시기에 이란의 러시아산 수입 중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러시아→이란 실물 화물 가운데 절반 이상을 밀이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측에서는 Astrakhan과 Olya의 물동량, 높은 곡물 비중, 컨테이너 기능 확대 신호와 겨울철 운항이 확인된다.
이를 INSTC와 함께 보면 카스피해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성격은 더 분명해진다.
러시아에게 카스피해는 더 이상 주변부 항로가 아니라 이란과 페르시아만 방향으로 연결되는 전략적 남북 물류축의 핵심 구간으로 변하고 있다.
결론
지금까지의 데이터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흑해의 쇠퇴가 아니다.
카스피해의 성장이다.
카스피해 Basin의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동안 러시아의 대이란 실물 수출도 중량 기준으로 크게 늘었다.
그 중심에는 밀과 같은 대량 벌크 화물이 있다.
Astrakhan, Olya, Makhachkala와 이란의 카스피 북부 항만을 연결하는 물류망은 단순한 양자 교역을 넘어 INSTC라는 더 큰 남북축과 연결된다.
흑해는 여전히 러시아의 주력 물류축이다.
그러나 카스피해는 이제 러시아가 남쪽으로 향하는 두 번째 전략축으로 빠르게 중요해지고 있다.
카스피해 물동량 급증은 단순한 흑해 우회 현상이라기보다 러시아–이란 실물교역 확대와 INSTC 남북 물류축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는 것이 현재 데이터에 가장 부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