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의 추가 공격에 대비해 불가리아·키프로스의 미군 관련 시설과 호르무즈 해협의 해저 광케이블 공격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으로는 전쟁 확대의 신호다.
그러나 이란의 전략을 자세히 보면 무차별적인 확전보다 미국이 전쟁을 계속할 경우 치러야 할 경제적·군사적·동맹 비용을 확대해 협상으로 끌어내려는 압박 전략에 가깝다.
반대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라고 선언하겠다고 주장하고, 협상이 실패하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위협을 반복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단순한 전쟁과 평화의 양자택일 상태가 아니다.
협상을 위한 압박과 다음 전쟁을 위한 준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Financial Times가 8월 19일 전한 내용은 상당히 심각하다.
이란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행동을 다시 확대할 경우 미국의 군사자산을 공격하기 위한 여러 선택지를 검토했다는 것이다.
그 대상은 중동에만 머물지 않는다.
FT가 이란 정권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는 불가리아와 키프로스를 포함한 유럽 내 미국 및 동맹국의 군사시설이 포함됐다.
더 주목할 부분은 따로 있다.
호르무즈 해협 바닥을 통과하는 해저 광섬유 케이블(subsea fibre-optic cables) 역시 잠재적인 공격 대상으로 검토됐다는 것이다.
미사일도, 항공모함도 아니다.
바다 밑에 놓인 케이블이다.
그러나 이 선택지는 현재 이란이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카드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1. 이란의 위협은 왜 유럽까지 확대되고 있나
불가리아가 갑자기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2026년 7월 불가리아 의회는 동남부의 Bezmer Air Base에 최대 8대의 미국 KC-135 공중급유기와 최대 250명의 미군 병력을 임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목적은 미국의 중동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란은 배치 이전부터 불가리아에 외교적 경고를 보냈다. 미국이 불가리아 영토를 대이란 군사작전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란의 논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미국의 이란 공격을 지원하는 기지는 어디에 있든 잠재적인 군사목표가 될 수 있다.
[이란의 미사일 사거리 능력]
따라서 이란의 시각에서 전쟁의 지리적 경계는 중동이 아니다.
미국의 작전을 지원하는 군사 네트워크 전체다.
이 논리가 적용되면 불가리아뿐 아니라 지중해의 여러 미군·NATO 시설까지 잠재적인 위험지역이 된다.
2. 이미 키프로스에서는 한 번 현실이 됐다
키프로스가 FT 보도에서 언급된 것도 같은 이유다.
2026년 3월 2일 키프로스의 영국 공군기지 RAF Akrotiri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공격으로 제한적인 피해가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이후 키프로스 당국자들은 저고도로 접근한 이란제 Shahed 계열 드론이 활주로를 공격했으며, 이란이 지원하는 세력에 의해 발사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국·프랑스·그리스는 이후 키프로스의 방공능력을 강화했다.
이 사건은 중요한 선례를 만들었다.
이란과 미국의 충돌이 심화될 경우,
중동전쟁이 유럽의 군사시설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 이미 실제 공격으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FT가 전한 불가리아나 키프로스 타격 검토는 완전히 새로운 전략이라기보다 기존 전략의 확장으로 볼 수 있다.
3. 그런데 더 무서운 카드는 미사일이 아니다
이번 FT 보도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해저 광케이블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흔히 세계 에너지의 병목으로 알려져 있다.
전쟁 전에는 세계 원유와 LNG 거래량의 약 5분의 1이 이 좁은 해협을 통과했다.
하지만 호르무즈에는 또 하나의 병목이 존재한다.
데이터다.
Reuters에 따르면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걸프 지역과 이집트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여러 주요 해저 광케이블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홍해와 호르무즈 해저 케이블]
홍해 남쪽의 바브엘 만다브 해엽을 통과하는 해저케이블은 총 16개가 있습니다. 이 지도는 16개 해저케이블 정보와 길이, 서비스 연도 및 소유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
대표적으로
- Asia-Africa-Europe 1 (AAE-1)
- FALCON
- Gulf Bridge International Cable System
등이 있다.
그리고 해저 케이블은 단순히 인터넷 동영상을 전송하는 시설이 아니다.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약 99%가 해저케이블을 통해 이동하며, 클라우드 서비스, 국제 금융거래, 전자상거래, 통신 등이 여기에 의존한다.
따라서 호르무즈는 두 개의 병목이다.
Energy Chokepoint
그리고
Digital Chokepoint
이다.
4. 케이블 공격은 왜 이란에 매력적인가
군사적으로 미군 기지를 직접 공격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면 미국의 대규모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해저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면 성격이 달라진다.
직접적인 인명피해 없이도
금융거래 지연,
인터넷 장애,
클라우드 서비스 문제,
기업 통신 장애,
해운·항만 시스템 차질
등 광범위한 경제적 비용을 만들어낼 수 있다. Reuters도 케이블 손상이 전자상거래와 금융거래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중요한 것은 복구다.
바다 밑의 케이블을 수리하려면 전문 케이블 수리선이 사고지점에 접근해야 한다.
전쟁지역에서는 접근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즉 이란이 실제로 케이블을 공격하지 않더라도,
“호르무즈의 디지털 인프라도 안전하지 않다”
라는 인식을 만드는 것만으로 보험료와 투자위험, 데이터 경로 재설계 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다.
이것이 이란에게는 상당히 비대칭적인 압박수단이다.
5. 이란이 노리는 것은 미국의 ‘전쟁비용’을 넓히는 것
이란이 미국과 동일한 방식으로 군사력을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미국은 항공전력, 정밀타격 능력, 해군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란은 전쟁의 다른 영역을 확대하려 한다.
현재까지 나타난 압박지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호르무즈 해운
→ 세계 에너지 공급
걸프 산유국
→ 미국의 지역 동맹
미군 해외기지
→ 미국 군사작전 비용
유럽의 지원기지
→ NATO와 유럽의 전쟁 연루 비용
해저 광케이블
→ 금융·통신·디지털 경제
즉,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미국만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경제 전체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 이란의 핵심 협상 레버리지다.
6. 문제의 중심에는 여전히 호르무즈가 있다
현재 전쟁에서 핵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이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고, 미국은 이후 이란의 항구와 선박을 대상으로 해상봉쇄를 실시했다.
양측은 6월 17일 중요한 합의를 만들었다.
미국과 이란은 모든 전선에서 군사행동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합의했고, 60일 이내에 이란 핵문제와 제재에 관한 보다 포괄적인 합의를 만들기로 했다.
한때 전쟁이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합의는 빠르게 무너졌다.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누가 호르무즈 해협을 관리할 것인가
였다.
이란은 해협을 다시 열려면 선박이 이란의 관리체계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8월 13일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관리와 통제 아래 있다고 주장했고, 이란 합동군사령부는 이란의 허가 없이 어떤 선박도 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장은 정반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해협을 “total control”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갔다.
8월 14일 트럼프는 뉴욕 연설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끝나면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의 영토로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 트루스에 올린 이미]
이어 미국이 이미 해상봉쇄를 통해 사실상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며칠 뒤 그는 같은 주장을 다시 반복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표현 이상으로 정치적 의미가 크다.
하지만 국제법적으로 실제 호르무즈 해협 전체를 미국 영토로 일방 선언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8. 호르무즈를 미국 영토로 만들 수 있는가
국제법상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항행에 사용되는 해협이다.
유엔 해양법협약(UNCLOS)은 이런 국제해협에서 모든 선박과 항공기에 통과통항권(transit passage)을 인정한다. 미국 역시 오랫동안 호르무즈를 국제해협으로 보고 자유로운 통항권을 주장해왔다.
따라서 트럼프의 “미국 영토” 발언은 기존 국제해양법 질서와 미국의 전통적인 입장 모두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는 법적으로 완성된 영토계획이라기보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호르무즈의 통행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정치적·군사적 메시지
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문제는 이 주장이 이란의 주장과 정면충돌한다는 것이다.
Iran
호르무즈는 우리가 관리한다.
United States
우리가 해협을 통제한다.
따라서 현재 전쟁에서는 영토 자체보다
누가 선박의 통행을 결정할 수 있는가
가 진짜 주권경쟁이 되고 있다.
9. 실제로 호르무즈는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8월 18일 Truth Social에서 해협이 열려 있고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장의 해운데이터는 다르다.
Reuters에 따르면 8월 19일에도 호르무즈를 지나는 상품운반선은 하루 6척 수준에 불과했다.
전쟁 이전에는 하루 130척 이상이 통항했다.
즉,
법적으로 누가 통제하느냐와 별개로 상업적 관점에서 호르무즈는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다.
선박회사와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이란의 선언보다 실제 공격위험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10. 그리고 60일짜리 종전 시한은 끝났다
6월 17일 합의가 정한 60일의 협상시한은 8월 17일 종료됐다.
그러나 최종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는 임시협정을 연장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란은 협상이 실패하면 호르무즈와 주변지역에서 “fully offensive”, 즉 전면적인 공세 태세로 전환하겠다고 경고했다.
8월 18일에는 트럼프가 아예
현재 이란과의 협상도 없고 예정된 협상도 없다
고 Truth Social에 밝혔다.
표면적으로 보면 평화협상은 상당히 후퇴했다.
그리고 바로 이 시점에 FT의
유럽 미군시설 공격 검토
와
호르무즈 해저케이블 공격 검토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 시간순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11. 미국의 추가 공격 가능성은 실제로 존재한다
트럼프도 군사옵션을 내려놓지 않았다.
7월 말 미국이 약 2주간 이어진 공격을 일시 중단했을 당시에도 트럼프는 협상이 실패하면 다시 군사행동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8월 초에도 트럼프는 이란이 핵문제와 호르무즈 문제에서 신속하게 합의한다면 새로운 공격을 보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반대의 의미는 명확하다.
합의가 없으면 공격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해상봉쇄도 유지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봉쇄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지금의 군사적 정적을 종전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
현재는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다음 공격을 보류한 상태에 더 가깝다.
12. 그럼에도 종전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기서 상황이 역설적으로 바뀐다.
양측 모두 강경한 말을 하고 있지만 어느 쪽도 장기전의 비용에서 자유롭지 않다.
Iran
이란은 전쟁 이전부터
높은 인플레이션,
제재,
통화가치 하락,
에너지 부족,
구조적 경제문제
를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전쟁으로 인한 기반시설 피해와 무역 감소, 재건비용까지 추가됐다. 이란 지도부 내부에서도 경제적 고통이 정권 안정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Reuters는 전했다.
United States
미국 역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호르무즈 사태로 Brent 유가는 전쟁 중 한때 배럴당 126달러까지 상승했다.
미국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으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에게 국내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양측 모두 협상의 유인이 커진다.
13. 문제는 양측이 원하는 ‘종전’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이 원하는 종전에는 최소 두 가지 조건이 들어간다.
이란의 핵무기 획득 차단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이다.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 재개 조건으로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 종료,
석유제재 해제,
동결자산 반환,
군사적 위협 및 공격 종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양측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다.
Washington
먼저 Hormuz를 정상화하고 핵위협을 제거하라.
Tehran
먼저 제재와 봉쇄, 군사압박을 끝내라.
둘 다 상대가 먼저 움직이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6월의 종전합의가 무너진 핵심 구조다.
14. 해저 케이블 위협은 ‘종전을 위한 확전’일 수도 있다
이 지점에서 이번 FT 보도를 다시 보면 의미가 달라진다.
이란이 반드시 유럽과 해저케이블을 공격하려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FT 보도 역시 이란군이 선택지를 검토했다는 것이지 공격 명령이 내려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선택지를 외부에 노출시키는 것 자체가 협상전략일 수 있다.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미국이 다시 공격하면 이번 전쟁의 비용은 이란과 중동에서 끝나지 않는다.
불가리아가 위험해진다.
키프로스가 위험해진다.
걸프의 금융망이 위험해진다.
해저 통신망이 위험해진다.
그리고 세계 에너지 공급망도 다시 흔들린다.
즉 이란은 전쟁의 잠재적 가격표를 높이고 있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종전을 압박하기 위한 확전 위협일 수 있다.
15. 그러나 가장 위험한 것은 ‘통제된 확전’이 실패하는 순간이다
문제는 이런 전략이 항상 통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란이 미국의 군사시설을 공격해 미군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미국이 대규모 보복에 나설 수 있다.
해저케이블 공격 역시 피해가 예상보다 커지면 유럽 국가들을 전쟁에 더 깊숙이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
호르무즈에서 상선 공격이 계속되면 UAE·사우디아라비아·오만 등 걸프국가도 현재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수 있다.
실제로 UAE는 최근 이란발 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이란과의 무역 및 금융거래를 중단했다.
이 단계부터는 어느 한쪽이 계획한 수준에서 전쟁을 멈추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현재 가장 큰 위험은 의도적인 전면전보다
압박을 위해 시작한 제한적 행동이 연쇄적인 보복을 일으키는 것
이다.
16. 지금 미국과 이란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같은 게임을 하고 있다
양측의 전략에는 놀라운 공통점이 있다.
Trump
해상봉쇄 유지
→ 추가 경제제재 위협
→ 추가 군사공격 가능성
→ 호르무즈 미국 통제 주장
→ Iran에게 합의 압박
Iran
호르무즈 통행 제한
→ 지역 미군시설 위협
→ 유럽 군사시설까지 공격범위 확대 가능성
→ 해저케이블 위협
→ Washington에게 합의 압박
방향은 반대지만 논리는 같다.
상대가 협상하지 않을 때 감당해야 할 비용을 계속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미국·이란 관계는
War → Negotiation
처럼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Escalation → Pressure → Negotiation
이라는 구조에 가깝다.
결론 — 전쟁이 커질수록 종전 가능성도 커지지만, 그 전에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
이란이 불가리아와 키프로스의 군사시설, 그리고 호르무즈 해저 광케이블까지 공격 가능성을 검토했다는 보도는 전쟁이 새로운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쟁의 대상이 더 이상 군사시설과 석유만이 아니다.
에너지와 금융, 통신, 데이터까지 전쟁의 잠재적인 전장이 되고 있다.
트럼프 역시 한 발 물러서지 않고 있다.
호르무즈에 대한 미국의 통제를 주장하고,
심지어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는 발언까지 내놓았으며,
합의가 실패할 경우 추가 군사공격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양국에는 전쟁을 끝낼 이유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란에는 경제적 생존이 걸려 있다.
트럼프에게는 유가와 휘발유 가격, 11월 중간선거가 있다.
걸프 국가들은 호르무즈 정상화를 원한다.
세계경제도 정상적인 에너지와 물류 흐름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종전 가능성 자체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양측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어디까지 상황을 악화시킬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느 순간부터 확전을 다시 통제할 수 없게 되는가.
현재 호르무즈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단순히 누가 해협을 통제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석유,
군함,
항공기,
제재,
미군기지,
그리고 이제는 바다 밑의 광섬유 케이블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오고 있다.
그래서 현재 미·이란 관계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문장은 어쩌면 이것일 수 있다.
종전을 위한 협상은 멈췄지만, 종전을 강요하기 위한 압박은 더 강해지고 있다.








